요즘 유튜브에서 과거에 했던 침팬지 관련 다큐를 보고 나서 꽤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거저거 다 찾아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식이 짧다보니 이런저런 단순한거나 좀 무식해 보일 수 있는 의문들이 많아졌다.
일단 가장 먼저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거나 침팬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화이야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있어서 뭐 침팬지의 집단생활이나 서열정하기 무리괴롭히기 공격본능 사회성 약탈 잔인성 뭐 이런게 인간하고 너무 닮아있어서 역시 우리의 조상은 침팬지인거구나… 라고 생각에 이를 무렵에 난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만약 우리가 진화하지 못하고 침팬지처럼 살고, 침팬지들이 진화를 해서 인간과 같은 방향으로 진화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말이다. 뭐 혹성탈출 영화를 떠올리니 섬뜩한 기분도 들었고, 우리 지구와 같은 환경에서 생물이 진화한 곳이 우주은하계 어디에 있다면 진짜 거기는 우리가 침팬지와 같고 침팬지가 우리 인간의 모습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말이다.
그래서 왜 인간은 지금 이 모습으로 진화했고 침팬지는 그대로 진화를 못하고 살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의 진화가 우월한 모습인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진화를 한 방향이 다른 것일뿐이다.
즉 인간은 열대우림 숲이 아니라 개활지 평원에서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두뇌가 발달하는 방향으로 진화를 했고 침팬지는 숲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해서 그 환경에 적응한게 지금의 모습이라는 거다. 여기에서 인간이 우월하고 침팬지가 열등하다 이런 비교자체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았다.
왜 인간은 ‘진화’했고, 침팬지는 그대로일까? 그게 맞는 물음일까?
사실 침팬지도 진화를 안 한 게 아니라, 인간과 다르게 진화한 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화 = 더 나아지는 것”은 오해입니다. 진화는 더 낫다, 우월하다가 아니라 환경에 더 잘 적응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걸 말한다고 받아들이면 여러가지 타래에 타래를 무는 질문들에 대해 시원한 해답이 된다.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 그리고 이유
구분 | 인간 | 침팬지 |
---|---|---|
뇌 크기 | 매우 큼 (복잡한 언어, 도구 사용, 문화 가능) | 작음 (하지만 지능은 높고 도구도 사용함) |
직립보행 | 완전한 직립보행 | 주로 나무 위, 네 발 보행도 병행 |
언어 | 고도로 발달된 언어 능력 | 제한된 소리와 몸짓으로 의사소통 |
문화 | 문명, 종교, 예술, 과학 등 | 제한적인 문화 (도구 사용, 가족 간 유대는 있음) |
인간과 침팬지의 서식지와 생존 전략이 달랐기 때문에 진화의 방향이 달랐던 거.
- 인간의 조상은 사바나처럼 탁 트인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발로 걷고, 도구를 사용하며, 협동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했다고 한다. 인간 개개인은 솔직히 야생에 있는 들개랑 1:1로 피지컬 대결을 해서 이길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도구를 무기로 사용했고 나아가 몸집이 거대한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인간 무리가 덫을 만들거나 유인하고 매복해서 공격하는 등 두뇌를 사용해야 했다. 이런게 결국 그런 상황에서 필요했고 이를 위해 두뇌가 점점 더 커지고 진화를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물론 이건 지금에서 결과론적으로 말하는거고 실제 왜 이렇게 진화를 했는지 100%는 알 수 없다.

- 반면 침팬지의 조상은 열대우림처럼 숲이 많은 지역에서 계속 살아야 했고, 그 환경에 알맞게 진화 했다는거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무리를 형성하고 번식하면서 살고 있다는게 살아있는 증거다.
정리하면
- 인간과 침팬지는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다 (이건 학계에서 가장 두루 인정받고 있는 가설) → 하지만 인간은 진화를 했고 침팬지는 “진화를 못한 인간”으로 보는건 잘못된 관점임.
- 왜냐 진화는 ‘더 나은 것’이 아니라, 환경에 ‘더 잘 맞는 것’으로 바라봐야 올바른 것이기 때문
- 인간은 지능과 사회성 중심으로, 침팬지는 신체 능력과 나무 생활에 맞춰 각자 진화했고 그게 합리적이고 타당했다는건 지금 현재도 살아서 계속 번성하고 있다는게 확실한 증거.
암튼 진화는 우월하고 열등한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했느냐의 결과. 근데 맨 처음 가졌던 의문 중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닮아있고 그래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가 아니냐 했던 그 의문에서 학계에서 가장 널리 그리고 거의 모두 다 인정하는 가설은 인간과 침팬지 모두 공통 조상이 있다는 거. 정리1에서도 언급했는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공통조상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깊이있게 알아볼까 한다.
솔직히 인간의 조상 또 우리와 너무도 닮아있는 침팬지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이 생기고 관심가진 분들도 많을텐데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이런 채널을 통해서 여러 심도있는 다큐나 흥미로운 주제로 전개되는 영화 등도 많이 있으니 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를거라 확신한다.